육묘일기 카테고리 첫 글로 이런 내용을 쓰게 되다니 왠지 서글퍼요 ㅜ.ㅜ
저희 고양이가 5월 31일에 발치 수술을 했거든요...
고양이 치아흡수성병변이라는 병에 대해 들어보셨나요?
치아가 잇몸으로 흡수되는 병으로 원인도, 치료법도 정확히 밝혀진 게 없어요.
그런데 고양이의 30% 정도가 걸릴 정도로 흔하고,
고통도 엄청나게 심하다고 하네요 ㅠㅠ
집사들이 이 병을 알아볼 수 있는 진단법은 뭘까요?
-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
- 밥을 제대로 못씹거나, 식욕이 떨어진다
- 양치 시키는걸 매우매우 거부한다
그런데 사실 이런 것만으로는 알기가 어려워요..
저희 고양이는 원래도 식욕이 많지 않고, 양치를 싫어했거든요.
그럼 저는 어떻게 알아본 걸까요?!
흡수성병변이 진행이 어느 정도 되면,
육안으로 봤을 때 마치 이빨이 잇몸으로 점점 들어가는 것처럼
혹은 이빨에 선홍색 점 같은 것이 보인다고 해요.
저는 이빨에 선홍색 점을 보고 치과로 유명한 태일동물병원으로 예약을 했어요.
보통 집 근처에 있는 동물 치과로 예약을 할텐데, 태일 외에도 강남, 합정 등지에 ㅇㅂㅊ, ㅎㅇㄷ, ㅁㅇ 등 유명한 병원들이 있으니 검색해 보시면 되요!
참고로 태일동물병원은 예약금을 5만원 받습니다~
동물 치과는 보통 당일에 바로 갈 수는 없어요. 12시간 금식도 해야 하고, 전문 병원이 얼마 없어서 대체로 예약이 차 있기 때문에...
베티네 고양이는 오랫만에 양치를 하다가 (집사님들 정말 자주 양치시키셔야 해요 흑흑 ㅠㅠ)
잇몸의 점을 발견한 건데, 그 이후로 갑자기 캔도 물도 사료도 먹지 않아서 엄청나게 걱정을 했어요.
그 덕에 집 바로 앞에 있는 루시드동물메디컬센터에 수액도 맞고 왔네요...
사실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밥을 안먹고 하는게 방광의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술 후에는 흡수성병변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.
여튼 드디어 5월 31일이 되었을 때 정말 기뻤답니다.
예약을 하면 병원에서 다 안내를 해주시지만,
- 돈 ** (검사를 해봐야 정확한 비용을 알 수 있어요. 많이많이 준비해 가세요)
- 고양이가 좋아하는 수건이나 이불
- 12시간 금식한 고양이
이런 준비물이 필요해요!
보통 태일동물병원은 하루에 한 마리만 예약을 받으시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.
9시 30분에 예약해서 오후 4시쯤 병원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.
병원에 가서는 뭘 했냐면요~
1. 수의사 선생님과 면담
저희 고양이는 방광염 걸린 이력이 있어서 걱정된다고 말하니까 수술 전후로 수액을 더 오래 맞출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!
2. 이빨 육안으로 보고.. 맞는 것 같다며 치아 엑스레이를 찍자고 하심.
3. 치아 엑스레이를 찍기 위해서는 마취를 해야 하므로, 상태가 괜찮은지 여러가지 검사. 피검사 2종류, 엑스레이, 저희 고양이는 크레아틴 수치가 높은 편이어서 SDMA(방광 수치 검사인데 좀 더 정확한 거라고 하네요)도 했고요, 심근손상검사도 추가로 했습니다.
4. 검사가 나오는 동안 고양이는 수액을 맞으면서 대기
5. 호흡마취하고 치아 엑스레이 찍은 후 정확히 어느 이빨을 발치해야 할지 알려주시고 이때 비용이 결정됩니다!
6. 수술
7. 수술 후 수액 맞으면서 마취 깨고 회복하기
치아흡수성병변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치아 엑스레이밖에 없어요 ㅜㅜ
엑스레이상 치아의 뿌리가 경계선이 확실하지 않으면.. 발병한 거라고 보면 된다고 하네요.
저희 고양이는 제가 눈치챈 2개 외에도 초기 시작된 것이 2개 있어서 총 4개나 발치를 했어요 ㅜㅜ
아직 2개는 초기인데도 뺀 이유는요,
고양이가 발치를 하려면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몸에 무리가 많이 오거든요.
이 병은 어차피 약같은게 없어서 무조건 발치를 언젠가는 해야하므로 ㅠㅠ
지금 같이 발치를 해버렸어요.
비용도 그만큼 많이 나왔고요... ㅎㅎㅎ
그래도 다른 병원에 비해 태일동물병원이 저렴하게 수술을 잘 해주시는 것 같아요.
이건 발치 비용과 약값을 뺀 영수증 내역이에요.
다 첨부하기엔 뭔가 법적인 문제(?)가 걱정되어서... (혹시 궁금하신 분은 댓글 남겨주세요!)
보시는 것처럼 많은 검사와 처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어요.
저희 고양이는 4개 발치하고, 약 100만원 정도 지불했습니다!
그렇지만 집에 와서는 그 돈이 정말 필요했구나~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.
왜냐하면 고양이가 엄청 밝고 명랑해졌더라고요;;
저는 그냥 고양이가 나이도 들고 (이제 5살이 되어 아재냥이랍니다)
얼마 전 이사를 하는 바람에 스트레스도 받아서 식욕이나 활동성이 저하되었다고 생각했는데요.
그게 아니라 정말 이빨이 아파서였나봐요 ㅠㅠ
퇴원 후에는 식욕도 높아지고 잘 돌아다니고,
집도 이제와서야 막 탐색하고 다니네요.
집사님들도 고양이가 식욕이 떨어지면 한 번 의심해 보세요.
그리고 양치 다들 화이팅 해요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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